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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입대 후 첫 번째 밥을 그대로 버렸던 블루팡오, 몇 일 뒤의 탄식

그 짬밥을 왜 버렸던가

역겨웠던 군대밥이 이젠 눈 앞에 아른아른 거린다.

그보다 더한 밥이라도 실컷 먹어 보았으면..

내가 사회에서 그리 잘 살던 눔도 아니었는데

반찬 투정도 심한 편이 아니었는데

있으면 먹고 없으면 안 먹는… ?#%!@*”:

 

머리 박박 밀고 군대에 입대하여 짬밥이란 것을 받아 들고 깜짝 놀라 한숨을 다 내 쉬었습니다.

                                                             이미지출처: http://one08.oranc.co.kr

‘와~~ 이런 밥을 30개월 동안 어떻게 먹는다냐…..’

하며 바로 짬밥 통에 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땐 정말 군대밥 냄새가 참으로 역겨웠어요.

제가 입대할 당시(1984년도)엔 쌀밥인지 보리밥인지, 구별이 잘 할 수 없었고요, 그냥 밥 색이 누리끼리했습니다.

그리고 그 밥 냄새.

우와~~

무슨 소 여물 냄새 같은 퀴퀴한 이상한 그런 냄새

제가 군에서 처음 접한 군대밥은 이러했습니다.

 

군 입대  일주일 후,

짬밥을 보는 블루팡오의 태도는 180도 변했습니다.

우웩하며 군대밥을 쳐다보지도 않고, 미련없이 버려 버리던 블루팡오가

연병장을 열나게, 뺑뺑이 돌며 부처님께 눈물과 콧물과 땀 범벅이 된 채 기도 드리며 헥헥 거리고 있었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저희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훈련 살살 그리고 훈련병들에게 짬밥 좀 많이 좀 주이소오~~나무아미타불입니다….(이땐 불교신자였슴) 하며, 불쌍하고 애처럽게 울부 짓었습니다. 속으로요...

그러나 아무도 그 소리를 들어주지 않더군요.

~~ 군대란 것이 이런 곳이로구나.

사회에서 먹던 햄버거, 콜라, 케익, 자장면, 짬뽕, 탕수육, 군만두가 연병장 돌 때마다 음식도 같이 따라 돕니다.

그땐 훈련 기간이라 매점 근처엔 가지도 못했습니다.

특히나 공수교육장 연병장을 선착순으로 뺑뺑이 돌땐 그 고통은 최악이었습니다.
강한 훈련 후 마음이 천사 같았던 그 조교는 휴식도 그냥 취하게 하지 않더군요.
뒤로 취침한 상태에서 다리 들고, 손 앞으로 나란히 하고, 머리를 들라고 하더니, 난데 없이 어버이 은혜 노래를 부르랍니다.

                                                                  이미지출처 : 한국국방뉴스
이런....
'나실제 괴로오움
~~ 다아 이즈시고오~~'
조교 : 동작그만... 기상~~연병장 선착순 열명, 뛰어~~~
훈련병 : 으이구...
훈련병들은 연병장을 무지막지하게 몇바퀴를 뜁니다.
늦게 뛰면 또 계속 돌아야 하니 발이 보이지 않게 뛰어야 합니다.
조교들은 완전 훈련병들의 저승사자와도 같았습니다.
신나게 뺑뺑이를 돌고 다시 뒤로 취침하며, 어버이 은혜를 악를 써가며 부릅니다.

'나실제 괴로움 다아 이즈시고오.....
눈가에 눈물이 주르륵 흐르며, 곡소리인지 노래 소리인지 모르게 악을 쓰며 불러 댑니다.

그눔의 조교는 왜 훈련 받을 때 어버이 은혜 노래를 부르라고 하는지

어찌되었건 불효자는 무지막지하게 울며노래를 부릅니다.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요.

얼마나 엄마가 보고 싶던지요.

얼마나 엄마가 해 준 밥이 그립던지요.

그땐 엄마가 그리운 건지, 엄마가 해 준 밥이 그리운 건지는 잘 몰랐습니다.

그냥 엄마의 따뜻함, 고마움, 그리움등이 마구 밀려와 눈물이 흐르며 만일 엄마가 앞에 있기라도 하면 엎고 뛰어 다니고 싶을 정도로 미치도록 그립더군요.^^

그래서 남자는 군대가야 철이 든다고 하나 봅니다.

블루팡오는 그렇게 땀인지 눈물인지 온통 얼굴을 적시며 양평의 뜨거운 8월의 햇살을 받으며 뺑뺑이 돌고 있었습니다. 헛둘, 헛둘……

그러던 어느 날,

훈련이 끝난 후 전우들의 식사를 미리 퍼 놓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모두 밥을 먹었는데 두어 그릇이 남았습니다.

그땐 블루팡오 밥을 먹은 후라 그리 배 고프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리 밥이 마구 땡기는지요.

그 자리에서 또 한그릇을 뚝딱 해 치웠습니다.

~~ 그 포만감, 오랜만에 느껴보는 빵빵함…숨쉬기도 힘들정도로 배가 꽉 찼습니다.

그러나 그 빵빵함의 포만감도 잠시,
이어지는 훈련은 총검술...

                                                                        이미지출처 : 꿈속의 여인

여러분, 저런 배로 총검술 해 보신적 있으세요?
전 그날 배 터져 죽는 줄 알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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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여가 흘렀지만 그때 포만감의 고통은 아직도 기억이 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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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에  사이판 총격 사건이 방송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이판 총기 사태 이후, 외교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