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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달, 13일의 금요일...이 모든 것이 바누아투에서 이루어졌네요.

붉은 달이 뜨면 자연 재앙이 일어난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있고, 13일의 금요일은 다 아는 무시무시한 날이죠.

미신은 믿지 않는 편인데, 하필 13일의 금요일 밤에 태풍으로 인해서 바누아투가 초토화 되었습니다.

붉은 달은 바누아투에서 두 번씩이나 있었습니다.

태풍 경보를 인터넷으로보고 좀 심각하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이렇게 큰 태풍은 겪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기존에 겪었던 태풍을 생각하며 좀더 강도 있는 준비만 했었습니다.

그러나...

밤새 몰아치는 강풍과 폭우엔 지붕이 날아가도 속수무책, 밤새 창문으로 빗물이 바람에 치고 들어와서 가족 모두가 밤새 빗물 들어오는 것을 막고, 바닥에 흥건한 빗물을 걷어 내느라 밤을 새워야만 했습니다.


13일 아침부터 본격적으로 태풍 영향권 안에 들어왔고요, 오후 3시부터 강풍이 몰아친 듯 합니다.

밤새 집안에서 물과의 전쟁을 치르다가 새벽 4시경에 가족 모두 탈진, 더 이상 어떻게 해 볼 수가 없더군요.

다행이도 그때부터 바람이 줄어 들기 시작했습니다.

새벽 5시 반경에 동네 사람들이 밖에서 부릅니다.

'마스터아~~~....밖에 나와 보세요. 지붕이 다 날아갔어요오오오~~~~'

밖에 나가보니 마당의 나무는 반은 다 부러져 있고, 베란다 지붕은 모두 날아갔고....

완전 멘붕~~~~

우리 집은 바닷가여서 다른 집보다 피해가 더 크겠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만, 그렇지 않더군요.

포트빌라 전역 대부분 큰 피해를 보았고요, 숲 속은 완전 초토화란 표현이 맞을 듯 합니다.

이 피해 상황을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까요?

대행이도 사상자 숫자는 크지 않은 듯 합니다.

아무쪼록 바누아투 복구가 빨리 되도록 기원합니다.


한가지 더 하자면...

호주와 뉴질랜드 정부에서는 태풍이 오기 일주일전부터 자국민 파악을 하고, 비상 연락망을 확실하게 갖춰 놓더군요.

태풍이 지나간 후 호주와 뉴질랜드 정부에서 제 모텔에 와서 자국민 건강을 파악하고, 하루에 두번씩 오더라고요.

이틀 후엔 특별기를 마련해서 자국민을 대피시켰습니다.

자국민 대피 뿐만이 아니고 큰 금액의 복구 지원금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한국 대사관은 어떻게 했을까요?

아뭏튼 각국의  NGO 단체들이 속속들이 바누아투에 들어와서 복구를 돕고 있고요, 호주의 교회에서도 바누아투에 들어와서 피해 복구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 대사관은 어떻게 했을까요?


아뭏튼 바누아투가 빠르게 회복 되기를 바라고요, 바누아투에 강력한 기도와 후원 부탁드립니다.


저희 집에 전기와 전화, 인터넷이 되지 않아, 공항 근처의 선교사님 댁에 와서 잠시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 클릭하면 좀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살아 있다는 것이 이렇게 감사할 수가 없네요.


넘버 2 지역의 오버마쉐, 하루 지나 문을 열었는데, 냉동 냉장 제품 모두 그대로 팔고 있었고, 가격 변동 없었습니다. 중국인 사장의 힘을 느께겠더군요.





보기에 굉장히 약한 건물이어서 다 부서졌을 것이다라고 생각했지만 일부만 파손되었습니다. 생각보다 강한 건물이네요.


워윅 르라군 리조트도 피해가 상당합니다.




이리리키 리조트 들어가는 선착장은 완전 붕괴


이리리키 리조트 선착장 옆에 고급 보트들이 줄지어 파손되었습니다. 호주 방송국에서 나와 방송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도심 뒷편의 주차장인데요, 난리가 아닙니다.



ANZ은행인데요, 겉기엔 피해가 없는 듯 합니다만 창문이 많이 깨져서 비로 인해서 모든 시스템이 멈췄습니다. 그래서 시내 외곽지역으로 임시 사옥으로 이전해서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은행 업무가 제대로 안되는 문제가 더 크고요, 다행이도 웨스트팩 은행과 브래드 뱅크, 내셔널 뱅크는 조금씩 정상화 되는 듯 합니다.



커다랗던 가로수들은 대부분 잘려 나가서 거리가 아주 황량해졌습니다.



도로 곳곳에 나무들이 쓰러져서 가끔 곡예 운전을 해야 합니다.



사진으로 봐선 나무가 얼마나 큰지 모르죠. 실제 크기는 밑둥 지름이 대략 20m 이상 정도 되는 아주 큰 반얀트리입니다.



전신주도 곳곳에 쓰려지고 휘어지고 잘라졌습니다.


시내 한복판에 널부러져 있는 쇠판들....



전통 제품을 파는 시장인데,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보트도 많이 파손되었고요...


바누아투 명물 중 하나인 넘버원 카페도 날아갔습니다.




시내 공원 비치인데, 처참합니다.




재래시장의 나무들도 많이 뽑혀 졌고, 재래시장 지붕도 일부 파손이 되어, 영업불가...그리고 태풍으로 인해 모든 채소 과일들이 날아가 당분간 열지 못할 것입니다. 아마도 삼개월 후에나 영업재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까지 과일과 채소는 먹지 못합니다....물론 슈퍼엔 수입 채소와 과일이 있지만 너무 비싸군요.





나무판으로 만든 싸이클론 셔터, 바누아투에선 최강 셔터네요.



주유소 문 연 곳이 두군데 밖에 되지 않아, 주유 전쟁을 치뤄야만 했습니다.


이민국 지붕도 날아갔습니다.


이민국 지붕이 날아가 프랑스 문화원 앞 거리에 널부러져 있네요.


아무리 입은 피해가 많다고 하더라도 바누아투 사람들은 늘 행복해 보입니다.



성당 지붕도 날아갔습니다.


40피트짜리 콘테이너도 저렇게...





지붕 날아간 집은 너무도 흔합니다.



파란 잎사귀들이 많이 날아가서 바누아투는 흡사 낙엽이 다 떨어진 한국의 가을과 같습니다....


추가 - 태풍 후 17일이 지난 지금 시내와 인근은 생각보다 많이 복구가 되었습니다. 저희 집도 이틀전에 전기와 인터넷 전화가 복구 되었습니다. 현지인들은 대부분 태풍 후 일주일도 안되어서 집 복구를 끝내더군요. 그래도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는 나무둥치들은 그대로 이고, 완전히 제 모습을 찾으려면 얼마나 더 복구를 해야 할지 모를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