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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전부터 컴퓨터가 문제가 생겨 허접한 노트북으로 사진과 영상 정리 하느라 고생 좀 했어요.
한국이라면 언제든지 컴 전문점으로 나가 마음에 드는 것 이것저것 살펴보고 사면 되겠지만 제가 사는 곳에선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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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누아투 컴퓨터 상점

바누아투에서도 컴을 팔긴 하지만 모두 영문이라 프로그램 호환 문제도 있고, 가격 대비 성능이 너무 낮기 때문에 이곳에서 구매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찌되었건 몇 달 동안에 지인을 찾아 다니며 이런저런 정보를 구하기도 하며 나름 정보를 받아 놓고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쓰는 인터넷 속도가 256kb입니다.
이건 아주 잘 나올때 속도이고요, 그나마 누군가 옆에서 무선을 나누어 쓰면 속도가 반으로 떨어지기 일쑤이며, 인터넷이 다운 되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컴 쇼핑몰에 들어가 이것저것 찾아보며 제 구미에 맞는 컴퓨터를 찾기가 쉽지 않더군요.
물론 기업에서 나온 맞춤형 컴을 사게 되면 간단하게 살 수 있지만 나름 잔 머리를 굴려 저렴한 가격에 높은 성능의 컴을 구하려 했기에 더디 걸렸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가격 문제...
아무리 뒤져도 제가 원하는 컴을 사려면 100만원은 가져야 하더군요.
100만원이면 제집 몇 달치 식대비인데, 컴을 사려고 한번에 다 털어야 한다는 것이 마음에 많이 걸렸습니다.
그렇게 고민고민 하다가 몇 일 전에 사고 쳤습니다.
비싸도 사야겠다라고 마눌님께 허락을 받고 구매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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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팡오가 지른 컴퓨터

CPU                코어2쿼드 요크필드Q8300[2.5G]
메인보드          아수스 인텔G31칩셋[P5KPL-AM IN]
메모리             2G PC2-6400[2G×1][삼성]
메모리             2G PC2-6400[2G×1][삼성]
그래픽카드      지포스9800GT[코어600/램1800]
하드디스크      500G 하드[SATA2/버퍼16M]
CD/DVD/RW  삼성 DVD-슈퍼멀티[S-ATA방식]
사운드카드      6채널 사운드내장
CPU쿨러        잘만무소음CPU쿨러[CNPS8000T]
랜[LAN]        10/100M LAN
파워               미들450W정격파워/저소음절전형
케이스            미들 LCD 블랙케이스[R6.5L 레베톤]
운영체제         윈도우XP Home 완벽설치
 
가격 99,3000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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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아싸컴
위와 같은 제품을 선택했는데, 가격 대비해서 잘 샀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것을 사면 항상 이런 생각이 들지요.
정말 잘 산건가?
이러다가 누군가 '야~ 그걸 100만원이나 주고 사냐?' 이런 말이라도 들으면 그 허탈함은 이루말 할 수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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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구입한 블루팡오 컴


이렇게 어렵사리 구매한 컴퓨터가 드디어 한국 지인의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각종 프로그램도 설치하고 제 집으로 배송 되어질 예정입니다.
그러나 배송비도 만만치 않군요.
우체국 택배는 컴 배송을 하지 않는다하고 DHL이나 FEDEX는 배송비가 장난 아니게 비싸더군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그 중 싼 곳을 택해서 보내야 겠지요.
컴 하나 사기가 이렇게 힘든 것을 보며 제 친구가 그러더군요.
'컴퓨터 하나 사기 그렇게 힘든 곳에서 왜 사냐?' 고요.
'자연이 좋아 갔으면 이런것도 다 잊고 살아라.' 그러더라고요.
'난 말이다, 자연이 좋아서 온건 아니고 가족과 함께 살려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이눔아~~~' 한마디 해 주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누아투는 여러모로 살기 쉽지 않은 나라임에 분명합니다.
매일 싱싱한 회만 먹고 사는 것 같지만 한국에 있는 분들보다 적게 먹는 곳이고요, 노래방도 없고, 극장도 없고, 백화점도 없고... 없는게 천지입니다.
그런데 왜 사냐고요?
그래도 이곳이 좋으니까 사는 거지요.
아뭏튼 빵빵한 컴이 다음 주면 제 앞에 놓여 지게 됩니다.
지금 이 순간 너무 행복합니다.
바로 이런 맛 때문에 오지에서도 잘 견디며 산 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