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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에 단 한번 검문 있는 나라가 지구상에 존재합니다.
안전벨트 착용 유뮤 검사도 없고, 주차위반 딱지도 없으며, 신호위반 차량 딱지도 없고(이 나라는 신호등도 하나 없으니 이건..^^), 심지어는 음주운전 측정도 없는 나라입니다.
음주운전의 천국이란 말까지 있는 나라입니다. 음주면허가 있어야만 운전을 할 수 있다라는 우스개 소리들을 합니다.
그 나라는 남태평양의 바누아투라고 하는 조그마한 나라이지요.
어떻게 보면 천국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지옥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교통에 대한 모든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하는데, 일정 수준의 제약이 없으면 방종하게 되는 인간인지라 이런면에선 바누아투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이 곳에 산지 오년이 다가 오는데요, 매해 검문을 한번 혹은 두번 가량합니다.
검문 내용은 자동차 검사 및 일년에 한번 내는 도로세 납부 및 운전 면허증 확인입니다.
만일 세금을 내지 않았거나 자동차 검사를 받지 않은 것이 적발되면 7,000바투 벌금 고지서를 발급 받게 됩니다.
올 해 검문은 비교적 늦게 시작을 했는데요, 이번에는 지금까지의 검문중에서 최고 강도가 높았던 검문이었습니다.

오년전 바누아투 중심가를 지나가려면 일분도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차량이 적었습니다.
그런데 현재 차량이 상당히 늘어나 시내는 물론 주요 도로 곳곳이 정체가 되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이번에 차량을 통제하며 검문한 곳은 차량 통행이 그리 많지 않은 곳인데도 너무 심한 검문에 바누아투 최악의 교통 대란이 빚어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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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에선 이런 풍경이 쉽게 그려지겠지만 바누아투에선 상상도 못할 그런 교통혼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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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도 없이 차량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치 한국 여름 휴가철 국도 정체 구간을 보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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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정체되고 있는지 한바퀴 돌아보았는데요, 족히 300여m 밀려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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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대로 무조건 차를 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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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쪽에서도 딱지를 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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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도 끊고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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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모두 범칙금 고지서 발급하느라 정신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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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누아투 교통 범칙금 고지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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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저기에 무작위로 세워둔 차들로 인해 이루말 할 수 없이 혼잡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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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검문 대기를 약 20여분간 했습니다.
경찰 인력도 많지 않은데, 도로 사정도 고려치 않은 검문은 참으로 무모하다 생각이 듭니다.
그 와중에 아는 사람이라 하여 빨리 검문을 해 주는 경우도 있고, 너무 느리게 일을 하여 항의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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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를 하자 제 차량 쪽으로 다가와 밀려 있던 차들 검문을 마무리 하고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자동차 등록증과 면허증을 미리 준비하여 제시하고, 차량에 검사 및 도로세 스티커를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검문을 받았다는 스티커를 발급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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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티커가 검문에 합격했다는 표식인데요, 이번 검문이 올해의 처음이자 마지막인데 이 스티커가 무슨 필요가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번 년도의 검문은 지나치리 만큼 심했다라고 생각을 했습니다만 이런 노력으로 바누아투 차량 상태가 많이 좋아 진듯 합니다.
검문을 한다고 해서 차량 상태가 좋아 진것은 아니지만, 매년 바누아투 정부에서 실시하는 차량 검사에서 아주 간단한 검사이긴 하지만 열심히 하는 결과 노후되고 좋지 않은 차량들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동안 차량 검사는 개인 정비소에 약간의 돈만 주면 통과 서류만 발급해 주어, 고물차도 바누아투에 많이 굴러 다니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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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년전엔 이런 차들이 바누아투 시내에 부지기수 였습니다.
본넷이 없는 차량도 있었고, 심지어 버스에 문짝이 없이 운행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새엔가 그런 차량들이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검사하지도 않고 검사증을 발급해 주는 곳을 모두 면허 취소를 시킨 바누아투 정부의 노력이 그 결과라 생각합니다.

최빈국이긴 하지만 행복 일순위 나라의 교통 검문 문화에 대해 알려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