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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전부터 바누아투에 태풍 예고가 있었습니다.
무더위가 오랜 기간 계속되어서 큰 비가 올 것이다란 생각은 하고 있었지요.

바누아투에서 7번째 여름을 맞이하며 일년에 서너차례 태풍을 겼었지만 그리 무섭거나 큰 태풍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것은 좀 달랐습니다.
삼일전부터 바누아투 사람들은 잠을 못잤다고 했고요,
어제 오전엔  태풍 경로가 포트빌라에서 다른 섬을 비껴갔다고 했습니다.
얼마나 다행이었는지요.
그런데 저녁 무렵부터 바람이 드세지기 시작했습니다.
뭐, 별일이야 있겠어?
그러나 바람 장난이 아니네요.
파도도 좀 높고요.
외부 여행을 나갔던 여행객들이 다시 들어와 모든 비행 스케쥴이 취소 되었다고 걱정이 많았습니다.
여행자들이 사무실에 모여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 태풍 소식을 전하고 있었고요, 브리즈번에서 온 관광객은 자기가 떠나오자 마자 브리즈번에 큰 비가 내려서 문제가 많다며 많은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브리즈번 걱정도 걱정이지만 우리 집도 장난이 아니네요.
바람 세기가 대단했습니다.
어젠 거의 잠 못잤습니다.
지진 8 이 넘었을때도 그리 두려움 없이 지났는데요, 어젠 밤새도록 휘몰아치는 바람 소리와 지붕에서 나는 소리 때문에, 이러다가 지붕이 날아가는거 아냐? 하는 불안감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거의 잠도 못자고 하나님께 기도만 드렸습니다.

혹시 문제가 생길지 모르니 차를 대문 가까이 위치시키고 대피할 상황이 되면 가족들과 손님들을 태우고 빨리 나가야지 하며 차를 대문 가까이에 다시 주차를 시켜 놓았습니다.
그리고 새벽 5시 넘어서까지 대단한 바람 소리 때문에 못 자다가 6시 다 되어서야 잠이 들었습니다.
7시 좀 넘어서 다시 깨어 밖에 나가보니, 정원이 좀 훤해 졌습니다.
나무 잎들이 많이 날아갔고요, 큰 나무 가지도 정리가 되었네요.
다행이도 집엔 문제 없었고요, 뒤로 돌아가 차 주차 시켜 놓은 곳으로 가 보았습니다.
정말 큰 일 날뻔했습니다.
어제 밤에 차를 이동 시켜 놓지 않았으면 야자 열매에 차가 박살 날뻔 했네요.
야자 대여섯개가 주차 했던 곳에 떨어져 있지 뭡니까? '하나님 감사합니다'가 그냥 나오더라고요...

오전 9시 넘어서 시내 볼일이 있어서 나가보니 쓰러진 나무하며, 공사판 임시 지붕도 무너졌고요, 시내 이피라 워프 지붕도 무너져 내렸고, 상점 간판도 떨어지고, 차 유리 깨진 흔적도 곳곳에 있고, 상점 문닫은 곳도 여러 곳 되고...
제가 바누아투에 온 이후로 제일 큰 태풍이었습니다.

 지금 밤 8시 넘었는데, 태풍이 지나간듯 바람 세기가 많이 줄었습니다.
아직도 걱정인것은 호주에서 어린 한국 교민들이 타나섬으로 선교를 들어갔는데, 타나섬 역시 큰 태풍이 지나갔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보호해 주실 것을 믿으며, 그들을 위하여 기도합니다.